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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하나님의 두 가지 뜻

by b2winus 2016. 3. 28.

하나님의 두 가지 뜻 (Does God Disire All to Be Saved?)

By 존 파이퍼 (John Piper)


Crossway, 2013 & 서울: 지평서원, 2015

Page: 105

정가: 5,500원



“그러나 우리는 성경을 펼칠 때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과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히 성경 속에 나타나는 마치 모순된 것 같은 하나님을 발견할 때마다 큰 좌절에 빠지곤 한다. 도대체 하나님의 뜻이란 무엇일까? 그 뜻을 다 헤아리진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왜 하나님의 뜻이 이렇게 쓰여졌는지에 대해 나 스스로가 납득할만한 답이라도 내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성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훌륭한 선물이라 생각하기에 적어도 나의 부족한 뇌세포가 용납할 수 있을 때까지는 노력해서 그 뜻을 찾아가는 작업을 해내야 한다는 뭔가 메시아 컴플렉스까지는 아니고… 나름 조그만 사명감이 있기에 난 매일 무한고민을 반복한다. 저자인 존 파이퍼도 이런 고민을 충분히 공감하는 듯 하다. 이러한 고민은 단순히 개인의 지성적인 만족이 아니라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려는 것이고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나름 토닥거려 주시는데 왈칵할 뻔 했다.

  • 여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성경은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과 “창세전에 어떤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선택하여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모두 담고 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반대되는 듯한 개념들이 어떻게 모순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작부터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바로 이러한 모순처럼 보이는 두 개념이 공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 말한다. 패기가 넘치지 않는가? 소책자 사이즈로 고작 100페이지 남짓한 분량으로 희대의 난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초반부터 기선제압이 대단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서 차츰 깨닫게 되었다, 실제 책 분량은 이것의 1/10 정도면 되었다는 사실을…!?

  •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에 있는 제우스 신전을 방문 했을 때 그 곳에 있던 풀리지 않는 수레의 매듭을 단칼에 베어 버렸듯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난제를 저자는 그 복잡함을 하나하나 풀어가기보다는 굉장히 간결한 방법을 통해서 단숨에 베어 버린다. 바로 “구별” 그리고 “절대 주권”이라는 칼로 말이다. 난제를 너무 쉽게 풀기에 읽고 나면 왠지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면서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과 실제로 일어나도록 뜻하시는 일의 구별이 토스 해주면 그 모순된 것 같은 개념의 공존 속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이 스파이크를 내려 꽂는 식의 전개는 반발할 수 없이 명확하다. 마치 전성기 칼 말론과 존 스탁턴의 픽앤롤을 보는 듯한 느낌 같이 뻔히 다음에 뭐가 나올지 아는데 매번 당하면서도 수긍할 수 밖에 없다. 간결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장인의 손맛이라고 할까? 

  • 어쩌면 시작에서부터 이러한 “모순”을 모순으로 받아드리는 자체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그 중심을 찔린 듯한 touché… 구별과 절대 주권, 이 두 가지 개념을 확고하게 세운다면 성경의 어떤 모순되는 난제도 같은 접근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책을 닫은 후에 나타나는 다음 문제가 사실은 최종 보스인 것 같다. 하나님께서 나의 삶에 악까지도 허용하시나 그 악을 기뻐하시는 분이 아니시고 결국엔 이를 통하여 더 높은 뜻을 나타내실 것을 나는 믿는가? 이해하는 것에서 납득하는 것으로, 납득하는 것에서 사랑하는 것으로 변하는 길은 참으로 멀고 험하다.


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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