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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대논쟁! 철학배틀

by b2winus 2017. 2. 11.
대논쟁! 철학 배틀
국내도서
저자 : 하타케야마 소우 / 김경원역
출판 : 다산초당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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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다 읽고 다음으로 펼쳐본 책은 바로 대논쟁! 철학배틀이다.

어제 이거 읽다 새벽 3시에 잤다.


나처럼 평소 철학(이라고 쓰고 잡생각이라 말한다)에 관심은 있지만 도통 못알아먹을 개념들과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지레 책 펴보지 못한 사람한테 강추한다. 책 구성은 총 15장으로 매 라운드마다 "전쟁은 절대악일까?" "최고의 쾌락과 행복은 무엇인가?" 등의 핫토픽을 가지고 서로 양극의 성향을 가진 철학자들끼리 쇼다운 배틀을 벌인다. (참고로 심판이 소크라테스다...)


좀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봤을 토픽들에 대해 각 철학자들이 가진 입장과 그들의 캐릭터를 알기 쉽고 찰지게 소개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그러는 도중에 관객의 입장에서 나는 과연 누구의 편에서 생각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철학을 배우는 게 아니라 철학을 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포인트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쪽집게 포인트가 인상 깊어 찾아보니 저자인 하타케야마 소는 와세대 정치철학 전공에 일본 최대 입시학원에서 인기 강사로 활동 중이라고... 역시나 싶었다. 참고로 일러스트는 <역전재판> 시리즈로 유명한 이와모토 다쓰로가 맡았는데 표지만 보고 만화책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그냥 짧은 글들 사이에 일러스트 들어간 정도.


읽으면서 "신학도 이런 구성으로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핫한 신학주제들에 대한 각 신학자들의 입장을 이런 배틀식으로 소개하면 금방 뇌에 박힐텐데 말이다.

간만에 참신한 책이다. 오늘 중으로 완독할 듯.


후기: 방금 책을 다 읽었다. eBook으로 읽어서 몇 페이지인지 몰랐는데 검색해보니 268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라고 한다. 일러스트가 많고 대화체로 되어 있어 널널한 구성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론 한 15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나 같이 집중력이 부족하고 금방 싫증내는 사람이 한 3시간 정도 정독해서 끝낼 분량이라면 일반인이면 한 시간 내에도 다 읽을 수 있을만큼 흡입력이 대단했다. 


다만 다 읽고 나니 몇 가지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 끄적여 본다면 다음과 같다.

  1. 철학자들의 캐릭터화는 몰입에 큰 도움이 되긴 하지만 동시에 철학자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2. 아무래도 어느 한쪽의 편에 서지 않고 양측의 입장을 모두 소개하려다 보니 논쟁이 한참 절정에 달았을 때 "쟤도 일리있고 네 말도 인상 깊어!" 라는 식으로 토론을 종결 짓는다.
  3. 제일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중재자 역할의 소크라테스이다. 꼬투리 잡기의 장인인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나이스 할 턱이 없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 입문서로 손색 없다고 생각하고 제기된 15가지 주제들을 가지고 실제 토론을 해보는 상상도 해본다. 자기 주장을 길러내고 문제에 대해 사색하는 철학이 실종된 요즘 같은 시대에 다시 생각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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